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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o'clock

전시기간 2012. 8. 8. ~ 14.
전시장소 KOSA space
작가명 심수진

공간을 만들어내는 건축가나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공간이 의미(meaning)를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을 지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공간이 의미를 생성한다는 것은 현상학자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건축의 아주 근원적인 속성이며, 경험적인 주체가 철저하게 공간을 인식적인 차원에서 사유화할 때 생겨나는 내밀한 것이다. 아마도 누구나 한번 즈음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집 다락의 작은 창으로 들어오던 빛과 그 옆에 놓인 아끼던 장난감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현대의 건축의 기류는 공간의 내면적 속성보다 현란한 외피의 형태에 치중하며 LED 빛으로 포장된 메트로폴리스를 꿈꾼다. 여기에 우리의 충혈된 눈은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며 유랑하고, 공간은 의미를 생성해내기도 전에 무색의 공간으로 잊혀 버린다.
심수진(서울대 조소과 졸업)의 작업이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주는 것은 우리의 충혈된 눈에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보다는, 억눌려있었던 우리의 직관과 감성에 공간의 숨겨져 있던 ‘의미’를 던져주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갤러리 공간을 여러 번 방문하고 탐구했던 것은 아마도 바로 이 공간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들추어내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작가가 사용하는 ‘빛’이라는 소재는 바로 이 공간의 의미를 드러내는 도구인 샘이다. 지하실에 위치한 갤러리 공간은 도시의 소음에서 분리된 곳이며, 작가에게는 마치 오후 5시에 느꼈던 빛의 느낌과도 흡사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실재 전시공간에는 창문이 없으며 빛도 들어오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마치 빛을 보는듯한 환영에 빠지게 되는 것은, 작가가 가졌던 빛에 대한 심상을 관람자 역시 작품을 통해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빛 한 줄기를 따냈다. 그것이 나에게 무언가를 말해줄 것 같아서 말이다.’라는 작가의 글처럼, 작가는 5시의 빛을 따내며 공간의 의미 역시 따내고 싶었을 것이다.
박미예?공간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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