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인명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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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나

작가 작품

You and me

2018

내 안에 나 아닌 나

2018

Ponytail

2018

Countless eyes

2018

자화상

2018

혼돈사회

2018

Flow

2019

Flow2

2019

Me inside

2018

Wave

2019

작가 프로필


학력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조소전공 졸업
동대학원 미술학 석·박사 졸업(조소전공)

개인전
2019 “태화강의 꿈-부스 개인전”, 울산문화예술회관, “Wave in the face”, 우제길미술관
2018 “Me inside”, 양림미술관
2015 “OBSESSION”, 금호갤러리

단체전 40여회(강진, 곡성, 광주, 부산, 서울, 세종, 울산, 청주, 춘천, 프랑스 파리, 해남)

수상경력
2020 제33회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특선
2019 제32회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최우수상
2018 제31회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우수상
제37회 전국조각가협회 우수작가 특별상
제28회 배동신어등미술대전 특별상

현재 활동그룹
전남조각회, 푸른흙, 한국조각가협회, 전국조각가협회, 21세기정신조각회, 남도조각가협회, 한국미협광주시지회

작가 노트

								

평론


                    조유나 예술
-Me inside, 내 안에 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올리버 색스 저) 이후 뇌는 현대예술의 영역으로 성큼 걸어 들어왔다. 뇌과학의 단초가 된 프로이트의 꿈 분석이 초현실주의를 태동시켰다면 색스의 뇌연구는 관련된 주제의 수많은 작품들을 쏟아내게 만들었다. 뇌의 인지 능력, 자폐증과 강박성 원인, 성적 정체성의 결정 요인, 예술과 창작의 신비한 능력 등 문제 제기성 작품들이 홍수를 이뤘다.
조유나의 조각전은 부조라는 전통적 조각 기법을 내(뇌)면 탐구의 방법론으로 환치한 경우다. 환조의 경우도 측면(옆얼굴)에 시선을 고정하게 만들어 부조의 특징을 공유한다. 따라서 조각들은 평면적 회화성을 넉넉히 부여받고 있다. 선과 채색을 붓질로 처리하는가 하면 오목 볼록 기법과 곡선의 회동을 자유롭게 구사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캔버스 대신 벽에 부착시켰다.
모호함과 추상적 요소는 예술의 덕목이지만, 조유나는 제목을 통해 의도하는 바를 비교적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내안에 너, 너 안에 나’ ‘내 안에 나 아닌 나’ ‘너와 나’ 는 일종의 테마 조각 군群이다. 옵니버스의 형식을 빈 스토리 전개라 할 수 있다. 무리(군락)를 이룬 작품 역시 화제話題가 선명하다. ‘혼돈사회’의 군상들과 ‘Countless eyes’가 그렇다. 그들은 ‘대중mass’이자 ‘민중public’이며 ‘시민citizen’의 여러 얼굴을 하고 있다.
높이 2m 30cm의 거대한 작품인 는 한 쌍의 남녀 흉상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사실적인 기교를 활용해 인체는 부드러운 선의 흐름으로 볼륨의 변화를 주고 있으며 음각과 양각, 비움과 채움의 이분법이 반영되었다. 순백의 색으로 처리해 순수한 영혼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간에게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통제된 상태의 외적 모습과 내재된 자유로움이 숨바꼭질처럼 부상과 침전을 탄다. 는 같은 형상에 브론즈란 재료를 사용하여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밝음과 어둠이 분명하게 드러나며 움직이는 선에 따라 율동감이 돋보인다.
는 벽면에 20점의 얼굴을 배열했다. 종횡의 반듯한 규칙성을 가졌다. 이 작품은 정면의 얼굴로 일괄되지만 절반은 약간 두드러진 양감의 옆모습을 덧붙였으며 그 나머지 공간에는 다양한 색채와 형상의 눈들을 그려 넣었다. 조유나의 작품 일부분에 등장하는 눈들은 각각 다른 형태와 색채를 가진 눈동자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형상이 반복되면서 강박적인 느낌을 준다. 강박감이란 심리기제 중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눈’을 소재로 그린 작품으로 초현실주의 작가인 마그리트의 <잘못된 거울>이나 만 레이의 <눈물>를 꼽을 수 있다. 전자는 비현실적 창공이 비친 눈을 그렸으며 후자는 긴 눈꺼풀과 동그란 안구에서 흐르는 두 방울의 눈물이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다. 사르트르는 인간의 얼굴을 대표하는 것은 시선이며 인간 의식을 대변한다고 하였다. 또한 눈은 산 자와 죽은 자를 구분한다. 눈은 뇌(腦)가 인지하는 의지와 심리, 영혼을 반사하는 창이다.
<혼돈사회>는 작은 크기로 흩어져 있으며 한국전통 탈의 느낌을 준다. 이 얼굴 이미지의 설치작품은 의도된 불규칙적 배치를 보여준다. 소형 군집의 이합집산은 동적이며, 강한 생명력을 드러내기에 적합하다. 각각의 작은 그것들은 정면이거나 측면, 혹은 양면이 혼재된 이중형상으로 새겨졌으며 채색은 갈색, 회색, 밤색의 유사한 톤을 유지한다. 모두 3종류의 이미지를 200점으로 복제해 벽면에 설치했다. 이 작품은 어떻게 배치하는가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다. 가변성과 장소성을 살려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자화상>, 연작은 작가의 모습을 이미지화한 것으로 내면을 반영한다. 이 연작 역시 인간의 양면성, 다양성을 곡선의 움직임으로 담아냈다. 전반적으로 경쾌감을 더해 주고 있지만 표면적인 것이 전부는 아니다. 1과 2는 같은 형상이지만 채색을 달리하여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으로 시작한 3점의 연작은 변화의 과정을 보여준다. 풍만한 신체가 날씬한 몸매로 변화되는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행복해 하는 여성의 모습이다. 그러나 작품은 이내 건장한 남성의 형상으로 귀결된다. 이는 외모지상주의 현실을 풍자하면서도 여성들의 희망이 부여된 듯하다.
<내 안에 너, 너 안에 나>는 금색으로 도금한 남성을 음·양각으로 변화를 두어 표현하였으며 같은 기법으로 제작한 개의 형상은 행복 바이러스로 명명했다.
이처럼 조유나의 작품은 풍부한 혼합재료를 사용하여 음양각의 기법을 의도적으로 변형시켜 어색한 형상, 기이한 포즈 등 자유롭게 작업하였다. 그녀의 작품들은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진정한 자아와 정체성을 찾으려는 문제 제기로 보인다. 그 방법론으로 인간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복잡계를 헤집고 분리하여 자신의 실재에 직면하려는 것이다. 이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응답의 알고리즘이다.
현대인들은 개인마다 강도는 다르겠지만 보이지 않게 스트레스를 받고 강박관념 속에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이 상처, 집착, 트라우마, 압박감에서 벗어나 진정한 치유, 온유, 평온을 찾아가길 바라는 간절함이 조유나의 작품 속에 담겨 있다.

2018. 11. 15
정금희(전남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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