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인명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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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섭

작가 작품

앞으로앞으로

대리석 120x42x78cm 2006

평화

대리석 120x54x88cm 2007

가득한 사랑 II

26×24×53cm 대리석 2014

행복한하늘이

대리석 96x53x100cm 2006

봄나들이

세부

기원

화강석 33x30x49cm 1990

휴식

화강석 75x44x35cm 1989

봉숙이

대리석 40x22x40cm1998

잃어버린 세월

화강석 42x82x130cm 1994

삼위일체

77×40×22cm 테라코타, 대리석 2014

성가정상

350x175x173cm 화강석 2009

작가 프로필

.197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 및 동대학원 조각과 졸업
.1985 이탈리아 까라라 국립미술대학 조각과 졸업
.1980 사단법인 목우회 공모전 대상 수상
.1990 일본 하꼬네 야외미술관 주최 로뎅대상전 우수상 수상
.1997 프랑스 FIAC 참가(PARIS)
.2011 중국 칭하대학교 100주년기념전 (베이징)
.2014 제12회 개인전(가나아트갤러리)
.2015 밀라노 엑스기념 한국 이태리 대표작가전(밀라노)
.2016 창원 국제조각 비엔나레
.2017 중국장춘 국제조각심포지엄
.한국조각가협회 명예이사장

작가 노트

								

평론


                    한진섭의 행복한 조각

고종희(한양여자대학교 교수, 미술사가)


I. 조각가 한진섭
예술가는 뭔가 특별하고, 괴이하다는 생각. 수염이나 머리를 기르거나, 낮에는 자고 밤에는 작업을 하거나, 말술을 먹는 등의 기행은 16세기 매너리즘 작가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한진섭은 이런 자유분방한 예술가 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아침에 작업장으로 출근하여 저녁에 퇴근한다. 그에게 작업장은 직장이다. 일주일 중 쉬는 날은 일요일 하루뿐, 하루쯤 집에서 빈둥거릴 법도 한데 평생 단 하루도 이유 없이 작업장에 가지 않은 날이 없었다.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것은 세계 9대 미스터리 중 하나다.
그의 옷차림은 너무나 평범하다. 면바지에 셔츠, 머리 스타일도 늘 짧고 단정하다.
한진섭에게 세계의 중심은 작업장이 있는 안성이다. 매일 가는 것도 모자라 어쩌다 지방에서 경부고속도로로 상경할 때면 고속도로가 막힌다는 핑계로 안성 작업장 쪽으로 돌아오곤 한다.
그는 조각 이외에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음악도, 영화도, 소설도, 잘 모른다. 그러니 조각가 이외의 사람들과는 만나면 대화거리가 별로 없다. 하지만 조각 이야기라면 밤을 새도 모자랄 것이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조각으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작업장은 외국 작가들이 심포지엄 등의 행사로 한국을 방문하면 들르는 답사코스다. 외국인들이 그의 작업장을 보고 나면 깜짝 놀란다고 한다. 세계 어느 유명 작가도 그만한 작업장을 가지고 있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진섭이 선택한 것은 세상의 그 많은 것들 중에서 단 하나, 바로 조각.
겉모습은 평범한 이 작가, 알고 보면 괴상하다.

작업장은 천국의 놀이터
한진섭이 작업장에 열심히 가는 이유는 그곳에 가면 즐겁기 때문이다. 작업장은 그에게 천국의 놀이터다. 조각은 날마다 호기심이 샘솟는 장난감이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조각이라는 장난감 만들기다. 어떤 작가는 철학처럼 심오한 개념 미술을 하고, 어떤 작가는 설명을 들어야 알 수 있을 것 같은 추상미술을 하지만 한진섭은 보는 순간 웃음보가 탁 터지는 쉽고, 재미있는 작품을 만든다. 성경은 어린 아이와 같이 되지 않고서는 천국에 갈 수 없다고 하였고, 진리는 늘 단순하다.
영화 <르누아르>에서 화가는 말한다.
“애들처럼 그리는 게 내 평생의 목표였어. 천진난만하게, 아무 생각 없이”
피카소는 또 얼마나 아이처럼 작품을 가지고 놀았던가. 그가 생산해 낸 엄청난 양의 도자기, 드로잉, 판화, 회화는 즐기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것들이다.
얼마 전 러시아 여행 중에 상트 페테르부르그의 한 광장에서 거리의 악사가 신나게 연주를 하는데 주위에 몰려든 많은 관광객들 중에서 4살 쯤 되어 보이는 아이 혼자서만 가운데로 나와서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었다. 아이는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멜로디에 몸을 맡겼다.
한진섭 역시 아이와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것 같다. 어른이 아이처럼 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남을 의식하지 말아야 하고, 가면을 벗어야 한다. 하지만 일단 그 세계에 들어가면 자유롭고, 흥미진진하며, 무엇이든 가능한 동화 속 세상이 펼쳐진다. 한진섭 만의 네버랜드다.

7년 만에 여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특별히 전시를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동안 만들어온 작품들이다. 주제는 크게 인체와 동물로 나눌 수 있으나 이번 전시에서는 숫자가 새로운 주제로 떠올랐다. 날마다 작업장에 가서 돌을 깨는 이 작가, 도대체 뭘 하며 노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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