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인명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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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점원

작가 작품

감은사지 이야기

1991, 나무, 돌, 120x180x130cm

1996, 나무, 동, 가변크기

두 사람(바람)

1995, 철, 62x45x16cm

무제, 2014

동, 53x53x13cm

샘골 사람들

2000, 가변크기

열 두 동물

1993, 브론즈, 바디, 쇠, 가변크기

울엄마

2004,돌,87x143x45cm

참회

2013, 동, 38x63x23cm

하늘날기

2020, 가변크기

한국인

2000, 돌, 90x142x35cm

작가 프로필

1951년 경북 의성 출생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및 동국대학교 교육 대학원 졸업
1991-2016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미술학과 교수 재직
현재 동국대학교 미술학과 명예교수

전시 경력

개인전
2020.09. 구도의 일기 (포항시립미술관, 포항)
2015.07. 울림 (진천종 박물관, 진천)
2013.10. 참회 (불국사 야외 설치, 경주)
2013.05. 중중무진 (백상갤러리, 경주 동국대학교)
2013.05. 서울 국제 조각 페스타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2012.05. 중중무진 (화봉 갤러리, 서울)
2011.02. 꽃과 여인 (나우 갤러리, 경주)
2011.05. 진천 종 박물관 초대전 - 하늘땅 뒤집기 (진천 종 박물관, 진천)
2010.10. 조각공원조성 기념 초대전 (육군 3사관학교 야외, 영천)
2010.05. 십이간지/ 토루소 전 (지중해 갤러리, 경주)
2010.05. 소원빌기 (불광사 설법전, 대구)
2009.10. 꽃-바람 (갤러리 IS, 서울/ 지중해 갤러리, 경주)
2008.07. 花印-바람 (진천 종 박물관, 진천)
2008.05. 바람의 흔적 (두루아트스페이스, 서울)
2007.09. 바람의 흔적 (同時代Gallery, 일본 교토)
2007.05. 하늘날기 (시안미술관, 영천 / KBS홀, 대구)
2007.05. NIRVANA (Hun Gallery, 뉴욕/ Space D9, 뉴욕)
2006.07. 하늘 꿈 (광명역 KTX 역사, 광명)
2005.11. 들꽃가족 (현대아트갤러리, 부산)
2005.06. 욕망을 삼킨 새 (가나포럼스페이스, 서울)
2003.08. 세종문화회관기획 개인전 (삼청각 일화당, 서울)
2002.10. 갤러리 조 초대 화랑미술제 (예술의 전당, 서울)
2002.06. 드루갤러리 초대전 (드루갤러리, 서울)
2001.07. 지중해갤러리 초대전 (지중해갤러리, 경주)
2001.06. 포항MBC창사30주년 기념초대전-사랑 생명 가족 (포항문화회관, 포항)
2000.01. Millenium Women (현대 아트갤러리, 울산)
1999.10. 경주문화엑스포 기념초대전 (경주문화엑스포 새천년미소관, 경주)
1999.03. 12간지 이야기 (Art Palm Beach, 플로리다)
1998.10. 대백갤러리 초대개인전 (대백갤러리, 포항)
1997.11. 갤러리 일신재 개관기념전 (갤러리일신재, 경주)
1997.03. 오늘의 미술가상 수상 기념초대전 (다도화랑, 서울)
1996.08. POSCO초대전 (포철문화갤러리, 포항)
1996.04. 한림갤러리초대전 (한림갤러리, 경주)
1996.03. 부부사랑이야기 (서경갤러리, 서울)
1995.08. 조형갤러리 초대 화랑미술제 (예술의 전당, 서울)
1995.11. Classic 갤러리 초대전 (리츠칼튼호텔, 서울)
1994.11. 조형갤러리 초대전 (조형갤러리, 서울)
1993.11. 열세동물의 세상 (덕원미술관, 서울)
1992.10. 신라의 향훈 (보문단지 육부촌, 경주)
1991.10. 조형갤러리 초대전 (조형갤러리, 서울)
1991.10. 다듬이 이야기 (조형미술관, 서울)
1983.10. 환경을 위한 서원전 (동국대학교 야외, 서울)

그룹전
2020 경주솔거미술관 기획전 경주 원로작가 초대전 (경주 솔거미술관) 5.8-7.12
2019 2019청주공예비엔날레 (문화제조창, 청주) 10.8-11.17
외 300여회

수상 경력
2015 경상북도 문화상
2002 제8회 MBC삼일문화대상특별상
1996 제3회 오늘의작가상수상
1987 서울현대조각공모전특선 (서울신문사)

주요 기타 경력
포항시립미술관 운영위원 역임
학교법인 보문학원 재단이사 역임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신라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아트경주2012 야외 조각 특별전 기획 및 운영자문위원 역임
경주 문화재단 이사 역임 등

작가 노트

				바람의 흔적

들에서 땀 흘려 일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함지박 가득 정성스레 음식을 준비하여
들판을 가르시던 어머니 그리고 내 어린 시절의 기억들...
나는 그 들판의 이름 모를 야생화 위에서 유영하는 바람과 처음 만났다.
계산 된 질서 속에 숨겨진 매혹적인 색과 향기의 꽃!
꽃은 스스로 지탱하는 것이 바람이 존재함으로 가능하다는 까닭을 알고 있을까?

바람은 꽃을 키운다...

평론


                    이점원의 원형의지와 구조미(構造美)
박용숙/미술평론가
조각이 인체연구에서 발단이 되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모든 종교에서 진리라고 말해지는 것들이 실은 인체에서 비롯되었으므로 인체연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유규하게 진행되었으며 그 표현도 다양하게 나타났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과학이 종교의 지위를 위협하거나 대신하면서 인체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인류의 삶에 있어서는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었으나 조각가가 다양한 주제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점과 이를 자유롭게 그리고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하나의 진전이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로부터 조각은 사물에 대한 종합적인 인식이기보다는 부분적인 인식이나 분석으로 나가게 되었다. 그것이 해체주의의 징조였다는 것은 여러 비평가들에 의해 지적되고 있다. 그런 덕택으로 현대조각은 단지 사유의 도구이거나 수단으로 전락하여 점라 관중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점원의 작업도 현대적인 주제와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수 있으나 분명한 것은 그가 자신의 작품을 사유의 도구로 이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나는 아직 그의 전 작품세계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으나 그의 6,7회 개인전과 이번 전시될 작품을 토대로 해서 말한다면, 분명히 그의 작품은 서정적이고 조형적인 미감에 깊히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지적할 수 있다. 이 말은 그가 사물을 분석적인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자면‘있는 그대로의 사물’이 그의 작품에서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가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바로 이런 태도 때문에 이점원의 작품들은 해체주의의 바탕으로 달리지 않고 간신히 우리들의 범상하고 그러면서도 소중할 수밖에 없는 삶의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게 된다. 전반적으로 이점원의 작품을 집합론의 개념으로 읽을수 있는 것은 그점을 분명하게 한다. 그의 작품에서는 동물이든, 인간이든 반드시 복수로 나타나며 그것은 이합의 상태가 아니라 결합의 상태로 존재한다. 말하자면, 그의 작품세계에서는 하나가 존재하지 않는다. 조형원리로 보자면 하나는 점이고 개체(ego)이며, 그것은 분석ㅈ거이고 합리적인 세계에서만이 존재하는 인위적인 실재이다. 그러니까 자연에는 하나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는 이미 둘이고 둘은 이미 셋이다. 그것들은 시간적으로 진행되는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원자(原子)의 구조처럼 시간을 초월하여 이미 존재하기도 한다. 이 글에서 ‘있는 그대로의 사물’이란 의미는 이런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물은 결코 합리적인 분석이나, 자아론적인 시각으로는 파악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사물’은 마음의 문을 무적정 열고 그대로 대상을 받아들이는 무저항주의에서 만나게 되는 값진 하늘의 선물이다. 이점원의 작품들은 그런 태도에 기초하고 있다. 그의 6회 개인전의 작품들을 보면 <가족>이라는 주제가 압도적이다. 부부가 양쪽을 크게 새겨지고 그들의 두 아이가 작게 그들의 품속에 새겨진다. 가족보다 작은 개념은 <키스><두사람><부부><기다림><사랑><신랑신부>와 같은 것이다. 이것들은 집합론의 기초 개념이기도 하고 자연의 실체,삶의 진실을 있는 그대로 포착하려는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런 점은 그의 7회 개인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랑놀이><결혼기념일><사랑만들기><첫아이임신><부부사진><약혼사진><포옹>등에서 볼 수 있듯이 시종일관하게 그는 집합론적인 개념을 고집한다. 인류학자들에 의해 원시적인 사유(思惟)라고 불리웠던 집합론적인 조형의지는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음양사상으로 오랫동안 우리의 토속적인 삶의 양식을 지배해 왔던 바로 그 밑거름이었다. 이점원이 우리의 토속적인 삶의 뿌리에서 자신의 표현의지를 발견해 내려고 한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그릐 육성(肉聲)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주제나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제한석이 문제 될 수 있지만 주어진 테두리 안에서의 다양성도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듬이, 물래, 쟁기, 홍두깨, 방망이, 밥주걱등 이러한 것들은 내가 좋아하는 오브제들이란다. 이 오브제들은 시멘트 문화속에서 잊혀져가는 우리를 대신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가 시멘트문화 속에서 잊혀져가는 우리를 대신해주는 것들로 제시한 이들 물건들, 예컨대, 다듬이, 물래, 쟁기, 홍두깨, 방망이, 밥주걱 등은 모두 음양사상을 실천해왔던 우리들 토속적인 삶의 집합론적인 성격을 상징하는 것들이다. 우리는 이들 물건 하나하나에 인간미가 넘치는 민요나 민담이 전해져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이들 민요나 민담속에는 내(ego)가 있는 것이 아니라‘너와 나’가 있으며 ‘우리’가 있다. ‘너와 나’는 서로 맞서있는 너이고 나인것이 아니라, 그것은 원천적으로 음과 양의 관계, 말하자면 네가 있으므로써 내가 있고, 내가 있으므로 네가 있는 상생(相生)의 ‘너와 나’인 것이다.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프랑스의 인류학자인 레비스토토스는 이를 구조(structure)라고 했다. 이점원의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주요한 조형사상은 바로 구조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하려는데 있다. 이점은 그의 이번 전시에도 확인된다. <둥지속에서>는 그 명제에 걸맞게 삶의 진실을 가장 명쾌하게 구조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보인다. 암수로 보이는 양친의 얼굴이 좌우에 배치되고 그 중심부에 새끼의 얼굴이 드러나 있다. 물론 이런 설명은 뒤바뀔수도 있다. 가운데가 모체(母體)이고 양쪽이 새끼일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둥지’라는 이미지이다. 둥지적인 상징개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부부합창><우리가족만세><너랑나랑><세가족>등도 같은 맥락이다. <부부합창>은 부부가 서로 배를 맞대고 부창부수하듯이 아내가 남편의 얼굴을 올려다 보고있다. 그들이 정말 노래를 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조형미를 살리기 위해 과감히 설명적인 요인을 생략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두 부부의 표정에는 이심동체의 그 어떤 교감이 빨래줄처럼 팽팽이 땡겨 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점은에서 한층 더 생동감 있게 형상화되고 있다. 곡선과 직선을 적절하게결합하면서 너와 내가 실은 하나이기도 하고 둘이기도 한 삶의 이율배반적인 실체를 적절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그의 작품들이 동물을 주제로 하고 있으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느끼게 되는 것도 삶의 원형의지인 구조미(構造美)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나는 이점원의 작업에서 이 부분이 눈여겨 볼만하도 믿는다. 그의 6회,7회때에 보여주었던 철과 브론즈 작업에서는 그 재료의 한계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구조미를 이해하거나 실감하는데 있어서 미흡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점을 이번의 나무작업과 비교해 보면 확실하게 드러난다. 철과 브론즈에서는 밥주걱이나 다리미의 이미지를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점도 있지만, 그것들을 형상화하는 방법에서 한덩어리이기 보다는 결합의 덩어리하는 인상이 강조되고 있다. 같은 주제(Kiss)를 다루면서도 나무작업에서는 주제를 한 덩어리안에서 풀어나가지만 브론즈에서느 senro의 얼굴이 결합하여 한덩어리가 됨으로써 나무작업과는 정반대의국면을 보게 된다.
또 감각적으로도 철이나 브론즈 보다는 그의 조형사상을 바람직하게 어필 할 수 있는 재료는 역시 나무쪽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재료나 재질이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방법여하에따라서는 철이나 브론즈로서도 훌륭히 목적을 달성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나무가 갖는 변화무쌍하고 자연스러운 결이나 질감을 당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미술에 있어서의 토속적인 것 또는 우리 것
이점원의 작품에 관한 한 비평적 관점
정영목/서양미술사, 미술평론가

조각분야에 있어서 그동안 우리 것 또는 토속적인 것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 왔던 이점원의 작품세계는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이것은 작가가 그만큼 우리것에 관한 조형적 탐구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며, 특히 지역적으로 경주를 둘러싼 古都로서의 정취(물론 종교적 정취도 포함하여)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굳이 경주가 아니더라도 70~80년대의 정치, 사회 현실을 젊음으로 겪었던 작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우리 것에 관한 관심을표명했을 것이다. 미술의 경우 다른 분야의 예술과는 달리 이러한 관심이 조형적으로 표출된다는 점에서 좀더 함축적이며 결과론적이다. 즉, 많은 설명과 표현 과정이 생략된 결과물로서의 작품만을 보게되므로, 거기에 내재된 모든 정서와 주제의식은 결국 상징적이거나 심리적인 함축성으로 작가이외의 제삼자와 교감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바꾸어 말하면 메타포로서의 상징성과 심리적인 함축성이 약해보인다면 일단 그 작품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해도 될 것이다.
우리 것 또는 토속적인 것과 관련하여 위의 문제를 이점원의 작품에서 살펴보건대 다음과 같은 몇가지 사항들을 비평적 측면으로 제시한다.
1.원천적으로 울 것, 토속적인 것, 또는 민속적인 것이란 시간과 공간의 역사와 함께한 인간 의 심리적인 정서이며, 물질적이아닌 정신적인 문제라고 생각할 때에 작가가 조형의 오브제처럼 사용한 골동품적 물질로서의 ‘소반’,‘촛대’,‘등잔’,‘호미’등이 과연 얼마만큼의 상징성과 함축성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이러한 물질은 ‘옛것’ 과 ‘현대 것’이라는 상대적인 생활 개념으로 말미암아 이제는 ‘우리 것’또는 ‘토속적인 것’으로 변화한 것으로 그 변화는 우리의 심리적인 정서일 뿐 조형으로서의 물질과는 엄밀히 말하여 무관하다. 때문에 그러한‘옛것’으로서의 물질을 조형요소로 사용한다고 해서 우리 것이나 토속적인 것이 되지는 않는다. 또한 ‘옛것’을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우리 것에 해당되는 심리적인 정서를 유발시키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문제는 조형을 통한 상징성과 함축성이 자연스레 우리의 심리적인 정서를 불러일으켜야 되는 것이므로 문제는 결국 무엇을 사용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조형화하느냐에 귀착된다.
2.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옛것’이나 ‘괴목’은 정확히 말하여 서구의“found object”또는 뒤샹식의 “readymade object”에 속하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 것의 정서가 깃들었을거라고 생각하여 사용한 마치 슈비터즈의 “sentimental junk”에 더욱 가깝다. 작가가 이러한 개념들에 의하여 얼마만큼 영향을 받았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가 오브제의 지극히 순수하고 개념적인(conceptual)이며 객관적인 (objective)속성에 관한 투철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음을 그의 작품을 통하여 감지할 수 있다. 즉, 그는 분명 서구식의 오브제 개념으로 ‘옛것’과‘괴목’등을 사용하여 최소한의 작가적 조형으로서 작품화하려 하였으나(이러한 개념적인 작가의 조형의지는 바람직하다)상대적으로 작가는 자신의 주제와 내용 또는 작품의 의미를 위하여 그‘옛것’이나 ‘괴목’의 피상적인 정서에 너무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오브제의 개념성과 서정성이 애매모호한 상태로 상충되므로 작품은 그 나름대로의 조형의 힘으로 지성적인 상징성과 함축성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3. 마지막으로 조형의 방법적인 측면에서 작가는 지나치게 서술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주제나 작품의 의미를 풀어놓는 경향이 있다. 이것 역시 위의 두 사항과 연계하여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이다. 즉, 조형이라는것을 무엇을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만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오브제를 소반에 올려놓아 마치 제목에 해당하는 내용을 시각적으로 뒷받침하려 한다면 그 작품은 조형 고유의 자율적인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이러한 조형이 지성적인 상징성과 함축성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우리 것’에 관한 우리의 정서가 (우리의 ‘토속적인’물건들을 사용한다고, 또는 그것을 친절하게 설명한다고 하여)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조각을 포함한 미술작품에 있어서 그것이 국립공원의 하고 많은 토산민예품과 다를진대 과연 무엇이 다르고 또한 다를 수 있는가를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설사 작가가 대중을 염두에 두었다면 미술작품의 대중성이란 작품을 대중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대중을 현대미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아닐까? 소통의 문제를 생각하더라도 조형에서의 상징성과 함축성의 문제는 필수적이다. 서문이어야할 이 글이 평문의 성격을 띤 점에 관하여 작가의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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