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인명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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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송화

작가 작품

FIy Agin

괜찮아

내게로 오는길

다같이

멋진날아기다려

모두 함께

빗 속을 가르며

액션

여정

여정 -내게로 오는 길

여정 -내게로 오는 길(설치)

여정 -내게로 오는 길(설치)

여정 -내게로 오는 길5(괸객참여)

여정-내게로 오는길 설치4

작가 프로필

학력
*2009. 2. 20.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조각학과 졸업
*1996. 2. 1.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학과 졸업

-개인전
2008.5 -개인전 <여정-내게로 오는 길> (큐브 갤러리)

-단체전
2020.11.7.~11.14. - 2020 한국여류조각가회 정기전 <안식처 Soul Shelter>
(김보성 아트 센터)
2020.7.6.~7.19 - 한국여류조각회 드로잉 전 ‘오만가지 선의 수다’ 전 (갤러리 제이콥 1212)
2020.1. 8~1,18 - 2020 한국여류조각회 ‘sculpture winter Masterpieces'전 (선화랑)
2019.11.2.~29. - 남양주조각회 설치 조각전<북한강에서 희망의 조각배를 띄우다>
(북한강 조안면 풀 나무 농원)
2018.6.9 - 남양주조각회 WORK SHOP 기념전 <자생 공간-확장> (espace de paul)
2018.1. -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 <2부- 한국 행위예술50년-아카이브 전> (대구미술관)
2017. 9. - KIAF 2017년 특별전
<실험과 도전의 전사들 - 한국 행위 예술 50주년 기념자료 전> (COEX Hall 스페셜 관)
2017.9- 제4회 연천 장남 <통일바라기축제> 야외 조각 설치 전
(호로고루성지-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고구려 유적 비 해바라기 밭 야외 조각 설치 행사장) (그 외 전시 중략)
2010.11.6. - 남양주 미술협회전시 - Opening 퍼포먼스 및 초대작가 (남양주 시민회관)
2009.8. - 재 1회 인천 여성 비엔날레 -대한민국 초대 작가 (인천 비엔날레 행사장)
2008.9. - 디지털 미디어와 현대 조각의 만남 전
2007.7. - 예담 섬유 조형전 (현대 백화점 미아점 Gallery H)
2006.12~1. 성남아트센터 아트&파크 전 -초대작가
2006.10.안산 단원 미술제 “미디어 아트안산 2006 전 -빛 설치 미술전-초대 작가
2006.7.- 중국 심양 세계 꽃 박람회 빛 엑스포
2006- 빛과 환경 전 <한국 현대 미술 빛 초대 작가 전>한국 대표 초대 작가 선정
( 중국 션양 치판산 공원 빛 엑스포 한국 관 )
2005.5. - 세계 빛 엑스포 2005 빛 조형 예술 설치 미술전-초대작가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 특설 전시장 제2관)
2005.3. - “院展”홍익대학교대학원 조각전 (홍익대학교 현대 미술관)
2005.2. -대한민국 현대 미술 작가 총서 발간 기념
"코리아 아트 페스티벌 KAF 2005"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004.9. -2004년 -제10회 국제예술퍼포먼스 콩그레 (10회 개최국-한국. 서울 -갤러리 숲)
2003.10. - 2003년-신조형 수용성 한국 필리핀 교류전 (필리핀 마닐라 국립현대미술관)

그 외 다수 전시

작가 노트

								

평론


                    귀향의 노래 - 그 숙명적 오디세이아 

10년간의 트로이전쟁을 끝내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배에 오른 율리시즈. 항해는 예기치 않은 풍랑과, 괴물과, 사이렌의 유혹 등 온갖 장애로 인하여 3년간 지연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커다란 장애는 율리시즈가 사랑했던 아름다운 여신 칼립소와, 그녀가 자신과 함께 올림포스로 올라가 신의 반열에 오르자는 뿌리치기 힘든 제안이었다. 여기서 그의 귀향은 또다시 7년이 유예된다. 그러나 호메로스는 율리시즈의 여정을 여기서 끝내 주지 않는다. 율리시즈는 칼립소에게 이렇게 말한다. “페넬로페가 비록 정숙하기는 하지만 당신처럼 위대하지도, 아름답지도 못하다는 것을 나도 알아. 하지만 내가 매일 소원하는 유일한 것은 페넬로페가 기다리고 있는 그곳, 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지...” 노스탤지어! 밀란 쿤데라는 그의 소설 「향수」에서 노스탤지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그리스어로 귀환은 <노스토스nostos>이다. 그리스어로 <알고스algos>는 괴로움을 뜻 한다. 노스토스와 알고스의 합성어인 즉 향수란 돌아가고자 하는, 채워지지 않는 욕구에서 비롯된 괴로움이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을 체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그리움이 얼마나 집요한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작가 채송화는 억누를 수 없는 노스탤지어와 귀환의 염원을 조각의 언어를 빌어 이야기한다. “나는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노라”고... 작가라는 족속은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통, 이러한 그리움이 작가의 내면에 엄연한 실재로서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이 직접 재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재현 불가능성의 지점에서 허용되는 유일한 수단은 비유를 통한 우회적 표현이다. 그래서 채송화는 자신이 상실한 것에 대한 그리움, 그것을 영원히 회복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절망감,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집념 등을 ‘모천 회귀하는 연어의 여정’이라는 알레고리로 치환한다.

채송화는 4, 5년 전부터 줄곧 연어와 해바라기를 모티브로 선택하고, 이를 조각과 퍼포먼스를 통하여 자신의 조형적 브랜드로 삼고 있다. 그녀에게서 반복적으로, 그리고 일관되게 나타나는 이들 기표는 드디어 진정성을 획득한다. 여기서 우리는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채송화에게는 어떤 지울 수 없는 외상(外傷)의 흔적, 되뇌고 되뇌어도 풀리지 않는 그 어떤 것에 대한 갈증이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도 채송화는 연어를 만들었다. 작은 놈은 7, 8cm에서 큰 놈은 30cm에 이르는 수백 마리의 연어는 동판을 오려내고 칠보 유약을 입혀 800°C 이상의 온도로 구워낸 것들이다. 원래 칠보는 재료가 갖는 공예적 특성 때문에 조각가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았던 재료다. 또한 공예적 성격이 강한 작품은 가내수공업적, 장식적 효과 때문에 가부장적 모더니스트들에 의하여 그 가치가 폄하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공예적 접근은 근자에 들어 여러 여성 미술가들에 의해 다시금 시도되고 있으며, 이는 20세기 후반 미리엄 섀피로Miriam Shapiro 등 제1세대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했던 ‘여성적 감수성의 복권’을 상기하게 한다. 그녀는 조각과 칠보의 만남을 통해서 조각의 장점과 공예의 장점을 동시에 취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 설치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녀는 수없이 많은 연어를 천정에 매달아 그들이 한 방향으로 유영하게 함으로써 기나긴 귀향의 여로를 암시한다. 그리고는 거기에 덧붙여 미리 준비해 놓은 연어를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염원을 빌며 매달도록 함으로써 관객참여를 유도한다. 기나긴 여정의 고단함. 이들의 여정은 다음 세대로 끝없이 이어지는 숙명적 세습의 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비극을 환기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은 대롱대롱 매달려 흔들리는 다양한 색채의 유희로 인해 잠시 잊혀 진다. 전시장을 가득 메운 연어들의 반짝이는 유영. 여기에서 시뮬라크르는 화려하게 증폭되고 슬픔은 교묘히 은폐된다. 대자연의 장엄한 섭리를 예쁘고 앙증맞게 치장하는 그녀만의 수사(修辭)가 얄밉다. 이제 작품은 하나의 제의(祭儀)로서 완성되고 작가는 그것을 주재하는 샤먼이 된다. 그리고 그녀의 트라우마는 치유의식을 거치면서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일반화되고 객관화된다. 귀환에 대한 염원은 채송화 개인의 차원을 넘어선다.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집단무의식의 표출이며, 그래서 다 같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그리움이 된다. 도상(途上)의 존재Auf dem Wege Sein. 결국 우리는 끝없는 오디세이아의 항해를 계속할 수밖에 없기 존재이기 때문이다. 율리시즈가 이타카로 돌아왔다고 해서 그의 여정이 모두 끝난 것이 아니듯이.



2008. 6.
오상일(홍익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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