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인명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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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작가 작품

소라-별이되다

Bronze .stone / 150x150x180(h)cm / 2019

Story

Bronze.자연석 / 400x200x65cm /2019

A modern girl

Bronze / 15x30x13(h)cm /2013

Deep

Bronze / 30x30x15(h)cm / 2013

Dream

Bronze / 23x45x20(h)cm /2013

돌격

Bronze / 50x50x40(h)cm /2013

몰입

Bronze / 40x50x40(h)cm /2013

사과속 이야기

(송도)

생명

Bronze / 25x35x15(h)cm /2013

소유

Bronze / 15x15x30(h)cm / 2013

욕망

Bronze / 25x35x15(h)cm /2013

활기찬오후

(구월 더 블루시티)

황소

(우강면)

작가 프로필

10회 개인전
2회 초대전
2019년 당진시 올해의 작가
150회 단체전

수상
인천미술대전 [대상]
러시아 사할린 주립미술관-우수작가상인천미술한마당축제 [인천예총상]제 45회.45회 인천미술대전 2회[입선]서울여성미술대전 2회[우수상,입선]대한민국 환경미술대전 3회 [최우수,특선,입선]
단체전
2020 87회 충남도지회전 (서산시 문화회관)
여류조각회 소품전 (선화랑) 2019 제36회 인천조각가협회정기전
Thinking by making;재료 탐색과 스토리텔링[경인교육대학교,지누지움전시실] 2018 반촌2리 작은전시회[반촌리 현수막전시]
한류! 이제는 미술이다 전[당진문예의전당] 2018빛나는 충청의얼 내포문화조각가협회전[천안시청1층로비] 인천조각가 35주년 [인천 아트플랫폼]
여류조각가협회 I,women[CART MUSEUM]
ART보령-The Waltz of Spring전 [웅천돌문화공원 갤러리 탑]
2018 현대조각캘린더전 [갤러리 GO] 그 외 다수출품

-작품소장 및 조형물내역
당진 합덕 우강면청사, 인천 구월아시아드 더 블루시티오피스텔(동원건설),
송도 국제화복합단지M1블럭(롯데건설), 인천시청미술은행.

현재 ] 사]한국미술협회, 사]한국여류조각가회, 사람과사람, 사]환경미술협회
홍미연, 사]한국조각가협회 당진지부조각분과장 , 인천조각가협회 회원

작가 노트

								

평론


                    김지원
물신화된 상품에 대한 조각적 환기
후기산업사회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인간은 상품생산사회에 만연한 허위와 가상의 물신구조 속에 과도하게 매몰되어 표면이 내면을 구축하고 껍질이 본질을 압도하는 미증유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온오프라인상의 가상문화에 익숙해진 현대인은 언어와 의상에 의한 자기표현에서도 본질적으로 분장과 디자인에 의하여 자기 자신을 표상하려는 허위의 문화를 추종하고 있다. 이것이 인간의 총체적 욕망의식과 맞물려 오늘날의 문화구조를 형성하고 있는데, 결국 이것은 껍데기이기 때문에 본질 그 자체에 몰두하지 않을 수 없는 악순환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의 변화로 현실의 변화를 대체해버리는 거대한 정치공학을 실감케 하는 모순적 형국인 것이다.
이번 개인전에서 조각가 김지원이 문제 삼는 것은 이 부분이다. 김지원은 정신적·물질적 욕망주체인 인간의 허위의식이 자본순환의 첨병인 상품미학에 포섭되어 현대인 최후의 보루인 비판성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시스템에 포섭된 현대인의 감성은 그것이 아무리 새로운 것이라 하더라도 결코 아방가르드적 역량으로 발전될 수는 없다고 본다. 비판성에는 그 비판의 근거지가 먼저 요구되는 법이며 개인의 경우 그 근거지는 바로 자기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작가의 접근방식은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 번째는 자본주의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상품이 ‘명품’이라는 포장에 의해 이른바 '허위의 문화'를 낳는 부분이고, 두 번째는 '상품미'로 표현된 이 같은 허위의 문화에 포섭된 우리의 욕망이 물신사회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명품가방에 고급승용차가 담겨있는 장면은 첫 번째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60여 년 전 발터 벤야민(W. Benjamin)은 아우라(Aura)가 상실된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이 전시적 가치가 제의적 가치를 대신한다고 말한바 있다. 그런데 김지원의 작품에서 표현된 물신화된 상품들은 다시 제의적 가치로 환생하여 현대인의 욕망을 부추기고 있다. 명품백과 고급승용차는 현대인의 소비의식과 욕망을 가장 상징적으로 대변해주는 상품기호일 것이다. 이처럼 너무 낯익어 기호화된 상품들은 그 대량 복제성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일상 구석구석에서 명품이라는 미명으로 물신화된 '허위의 미학'을 체감케 한다. 그리고 상품에 투영된 소비의 욕망은 삶을 파멸로 몰아가기도 한다. 작가가 문제 삼는 것은 시간을 희생하고 일정한 시공간과 결합된 상태에서 체험하는 참된 가치가 아니라 가정, 직장, 출퇴근길 등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늘 편재하고 있는 상품의 범람 속에서 매순간 만날 수밖에 없는 대량 복제된 상품미학 인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발언은 이미 2년 전 ‘한탄강야외조각전’에 출품했던 <쇼핑백>이라는 작품에서 이미 노정된 바 있다. 거대한 명품용 쇼핑백에 담겨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욕망의 지표들을 통하여 작가는 ‘동시대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백화점 쇼핑몰에 넘쳐나는 상품들은 현대 사회의 소비자들에게 자아실현의 물질적 조건이다. 그렇지만 상품 소비의 자유는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만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 시장의 원동력을 이루는 금전적 사익 추구의 동기는 사람의 의식과 태도를 변화시켜 탐용과 이기심을 부추기고 가능한 모든 행위가 경제적 수단으로 조장된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이 부분이 김지원이 말하는 두 번째 토픽이다.
쇼핑백으로 질주하는 말이나 인간의 형상은 물신주의에 굴복하여 욕망의 파국으로 치닫는 인간적 삶에 대한 메타포로 비쳐진다. 현대인의 편의에 대한 추상적인 욕망은 상품들로 인해 구체적인 욕망이 된다. 범람하는 상품들이 새로운 욕망을 생성하여, 없던 욕망도 만들어내고, 상품의 혁신성에 사람들이 도취된다. 상품이 겨누는 곳은 소비의 욕망이고 인간은 한없이 나약하게 이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쇼핑백 위나 토르소 배 부분에 표현된 사과는 또 다른 욕망의 메타포로 비쳐진다. 이브의 사과나 파리스의 사과에서 나타나듯이 통상적으로 사과는 욕망의 지표로 읽혀진다. 작가는 쇼핑백 위에 이것을 현시함으로써 이중의 욕망성을 드러내거나 여인의 신체 일부를 사과로 나타냄으로써 욕망증의 색다른 대상을 표상하고 있는 듯하다. 인간은 에덴동산의 사과를 따먹음으로써 에덴동산과 하느님으로부터 내쳐진다. 마찬가지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욕망의 대상들은 결국 우리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는 판도라상자 같은 존재는 아닌가?
그러나 작가는 세태를 그리 부정적으로 보지만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과 상품에 대한 욕망은 인간을 끊임없이 단련시켜 자연과 사회에 대한 경쟁력을 제고시킨다. 저가의 페니 프레스가 대중언론의 물적 기반이 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대량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미학은 미학의 '일상화'를 낳아 미적 담론을 확장시킨다. 말하자면 작가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상품의 미학화’라는 사회적 환경을 새로운 미술환경으로 포섭하여 이를 담담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필자가 주목하는 것이 대상을 면밀히 관찰하여 이를 조형적으로 조탁해 내는 조각가 김지원의 치열한 장인정신이다. 주지하다시피 작가는 주제를 설정하고 재료를 선택하여 형태를 완성해 가는 지난한 과정과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시행착오와 개념적 오류의 수정을 통하여 예기치 않는 작업적 성과를 이루어 내고 있다. 이때 작가는 내용적으로는 시의 적절한 주제를 형식적으로는 형태의 실험을 즐기면서 빛, 형태, 볼륨 등의 조각적 요소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형식적 변주를 모색하고 있다. 그것은 구상성과 추상성, 서사성과 해학성, 안정성과 역동성, 평면성과 입체성 등 상충되는 요소들의 조화와 균형을 통한 형식실험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이때 그의 조각은 작가의 미감에 따른 미묘한 색의 파동과 더불어 브론즈가 지닌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속성을 관객에게 전달하면서 전통조각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암암리에 드러낸다. 그것은 아마도 삼차원의 공간에 입체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조각의 숙명적 속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경모/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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