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인명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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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옥자

작가 작품

r기다림 II

2013

기다림

1990

무한공간의대화

2005한국통신

부활을 꿈꾸며

세계로열린문

장성문화예술공원2006

언약

광주 신셰계백화점1992

인연의 틀

2013

젊은 오빠의 초상

2002

점례의 초상

휴식2013

점례의초상

꿈의 나날2007

점례의초상

당신의 안락의자2007

점례의초상

상실 2005

점례의초상

애완녀2013

참회

1990

화이트 플라워

2012

작가 프로필

-1949 광주출생
-1973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조소전공 졸업
-1988 제1회개인전(광주,남봉미술관)
-1990 제2회개인전(서울,무역센터 현대백화점 현대미술관)
-1991 제3회개인전(광주,인재미술관)
-1994 제4회개인전(광주,캠브리지갤러리 초대전)
-1979~2019 남도조각회전(광주)
-1985~93 한국조각가협회전1회~9회(서울)
-1997 광주비엔날레 특별초대 도시의꿈 (야외전시, 초대전)
-2001 “깊은 산중에서 소를 잃다”(광주시립미술관 초대전)
-2003 아시안 정신전 (부산,문화회관 초대전)
-2005 중국광저우“조용한 빛”전(광저우 예술박물관 초대전)
-2005 조각5인전(부산,몽마르드화랑 초대전)
-2006 광주비엔날레 “미술 오케스트라”(광주,시립미술관 초대전)
-2009~2012 한국현대조각초대전(춘천MBC)
-2013 광주시립미술관 중진작가초대 “조각가 문옥자의 초상”(회고전)
-광주 한국통신 조형물 공개공모 당선,작품설치(2001)
-광주 고등검찰청 상징조형물 공개공모 당선,작품설치(2001)
-광주 고등검찰청순천지청 상징조형물 공개공모 당선,작품설치(2005)
-전남 장성문화예술공원 상징조형물 공개공모 당선,작품설치(2006)
-1988~2017 호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 역임.

작가 노트

								

평론


                                      고향에의 회귀, 그리고 삶과 생명의 예찬
문옥자 회고전에 부쳐
윤진섭(미술평론가/호남대교수)
I. 문옥자의 조각에 일관되게 흐르는 정서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비롯해서 가족,생명,기다림, 삶과 죽음,희망, 에로티시즘(成愛) 등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공통적으로 서정적인 율조가 짙게 깔려있다. 인체조각 위주로 작업을 해온 그는 자기만의 두렷한 조형 언어를 구축,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 그가 이제 정년을 맞아 작가활동 40여 성상을 마감하는 회고전을 준비한다. -중략-

같은 직장에서 오랜 세월 동안 지켜봐온 동료의 한 사람으로서 문옥자에 대한 인상은 한 마디로 말해서 성품이 곧고 자존심이 무척 강하지만, 그 강함 속에는 부드러운 여성의 미덕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로 요약된다. 이 여성적인 내면이 잘 드러난 것 바로 문옥자의 조각이다,-중략-

II. 점례의 초상이란 명제는 문옥자 개인에게 있어서 고향의 원형과도 같은 것이다.“점례”란 옛스런 이름은 작가의 내면에 깃들어 있는 “순수”의 등가물에 다름 아니다. 그것은 작가 자신도 말하고 있듯이, ‘마음의 고향이자 상징이며,’영혼의 영원한 쉼터이다. 고향이란 영원회귀의 터전이 아니던가. 상처받은 영혼이 들어갈 거처인 고향은 그래서 비단 작가 본인뿐만 아니라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에게도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문옥자에게 있어서 마음의 고향인 ‘점례’는 상상력의 원천이자 사회비판적 시선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가령,<점례의 초상-꿈의 나날>(31×21×65㎝,Bronze,2007)은 순결한 신부의 상징으로 그려지고 있는 반면,<점례의 초상-당신의 안락의자 >(58×22×46,Bronze,2007)는 한낱 남성의 노리개로 전락한 여성의 존재에 대한 바판적 시선을 깔고 있다. 이 작품에 이르러 문옥자 특유의 에로티시즘은 만개하고 있거니와 안락의자로 은유되는
은밀한 성애(性愛)가 실은 ‘점례’가 상실한 순수성 즉 고향에 대한 보상임을 넌지시 암시하고 있다. 작가가 청년기를 보낸 50년대 말에서 60년대 말에 이르는 기간은 사회적으로 볼 때 근대화의 시기에 해당되는데, 이 기간에 많은 시골 처녀들이 상경, 도시화의 과정을 겪었다. 점례의 변모된 모습은 곧 도시화의 단면이랄 수 있다. 그것은 60년대 여성의 초상이기도 하면서 성형미인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여성의 모습이기도 하다. 여기서 문옥자는 남성적 시선에 의해 타자화(他者化)된 여성의 이미지를 극히 상징적인 수법을 통해 그것이 굴종의 태도에 다름 아님을 밝히고 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순박했던 시골 처녀 점례의 변모된 모습을 통해 순수에 대한 인간 내면의 원초적 향수를 일깨우고 싶다.‘고 말한다.
문옥자의 이러한 고향 상실에 대한 테마는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선보이게 될 설치작품<삶-인연의 틀>에 이르면 더욱 구체화 된다. 부모님이 거주하던 옛 한옥의 문짝을 이용해 구성될 이 작품은 근대화로 인해 파괴되고 해체된 “가족”의 의미를 묻고 있다. 중앙의 완자창을 중심으로 양쪽에 격자창 앞이 약간 벌어진 ‘ㄷ’자 형태로 놓여지고, 그 앞에는 돌아가신 아버님의 유품이 설치돼 있다. 중앙에 있는 완자창의 창구멍은 빛바랜 가족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문옥자가 이 설치작품 통해 묻고 있는 것은 시간성의 문제이다. 즉 역사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 다시 말해 특정한 시공간으을 점유하며 살아가고 이있는 유한한 인간이 가족이란 제도를 통해 사회화의 과정을 밟게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형성된 자아(自我 )의 프리즘을 통해 가족적 사건(어머니와 오빠의 긴 투병 생활과 죽음 등)을 어떻게 내면화하는가하는 문제를 터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내면세계의 외부적 투사가 바로 작품일진데 문옥자의 이<삶-인연의 틀>은 작가 개인의 개별적 사건을 통해 근현대사라고 통칭하는 한국의 보편적 역사를 증언하는 하나의 단편이 아닐 수 없다.
<점례의 초상>연작은 그런 의미에서 볼때 이 계열에 하나의 완곡한 표현술 이다. 문옥자가 이번 전시에 출품하게될 또 하나의 <점례의 초상-애완녀>는 애완견의 신세로 전락한 현대 여성에 대한 통렬한 풍자이다. 여기서 꼬리를 흔들고 있는 풍만한 가슴의 소유자인 여성의 모습은 ‘반인반수‘(半人半獸)’의 형태를 띠고 있다. -중략- 퍼머 머리를 한 여성이 마치 누군가를 유혹하는 듯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고혹적인 포즈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누군가를 유혹할 때 ‘꼬리를 흔든다’ 는 표현을 쓰는데, 여기서도 여성이 꼬리를 흔들고 있다.
그런데 그 꼬리는 개의 꼬리처럼 보인다. 마치 ‘개처럼’ 꼬리를 흔드는 여성이라는 강한 풍자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놀라지마시라. 여기에 하나의 반전(反轉)이 장치돼 있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것처럼 점례의 순수성, 즉 잃어버린 고향의 상징으로서 점례의 처녀성이 꼬리에 붙은 한 송이의 꽃으로 상징화되고 있는 것이다.
광주비엔날레의 특별전으로 열린[열풍 변주곡)에 출품한 <젊은 오빠의 초상> 역시 같은 계열에 속하는 작품이다. 푹신한 솜으로 가득 찬 전시장 바닥에 대좌가 놓여 있고 그 위에 중후한 모습의 남자가 벗은 몸으로 결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 그 주변에는 연꽃 위에 앉아 있는 귀엽고 예쁜 바비 인형들의 모습이 보인다. 남자는 마치 예쁜 여성들의 유혹을 물리치기라도 할 듯 부처님 처럼 초연한 자세다. 그러나 내면에는 치열한 전쟁이라도 치르는 듯한 기세다. 작품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데, 이는 중년 남자의 조각상에서 보이는, 부처님이 악귀와 대항할 때 취하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문옥자는 이 작품을 통해 성(性)의 상품화를 향해 치닫고 있는 현 세태를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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